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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

다른몸들
목표 금액5,000,000원 목표
모금함 상태모금종료
4,300명이 참여했습니다
  • 직접기부 (80명)1,110,300
  • 참여기부 (4,220명)4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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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금은 100% 단체에 전달됩니다.
다른몸들

프로젝트팀

'다른몸들'은 질병권이 보장되고, n개의 다른 몸들이 존중받는 세상을 지향하며 형식에 갇히지 않는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중시합니다. 질병, 젠더, 장애, 민족, 계급, 인종 차별 등의 문제를 교차적으로 고민하며 느리게 변혁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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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팀 다른몸들2022. 12. 02
<약자 생존: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이 열렸습니다!

“약한 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정상의 세계를 부수자!” “잘 아플 권리를 보장하라!” “저항이 우리의 쓸모다!” <약자생존: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이 열렸습니다. 2022년 9월 24일 햇볕 쏟아지는 청계한빛광장 푸른 잔디밭 위에는 다양한 색깔의 빈백(소파)가 놓여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자 몸의 조건에 따라서 잔디에 앉거나, 빈백에 눕거나, 혹은 서서 신나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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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햇살 사이로 퍼지는 노래와 '비정상'으로 채워진 전시들

잔디밭 주변의 광장 곳곳에는 장미, 달리아, 과꽃, 국화를 비롯한 색색의 생화들과 다양한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시민참여 행사 및 전시행사로 ‘나를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나만의 정체성 사전’, ‘약헤는 날’,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미래완료’가 진행되었고, ‘신당역 스토킹 노동자 추모 공간’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리고 광장의 햇살 사이로 차별금지법을 노래한 가수 이랑,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 랩퍼 슬릭의 축하 공연이 즐겁게 퍼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인터넷에서 이랑이나 슬릭의 음악을 틀어 놓고 이 글을 읽어 보세요~ 현장을 느낄 수 있도록 무대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발췌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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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행사: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목소리

본행사는 다른몸들의 조한진희(반다) 활동가의 여는 발언으로 시작했습니다. “<약자 생존>은 한국여성민우회, 세 바다, 다른몸들이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라고 눈을 부라리는 사람들, 우울함이나 자폐스펙트럼이 있다고 수군덕거리는 사람들, 질병이나 장애가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저항을 보여주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랫동안 몸이 아팠는데, 건강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젊은 사람이 아프냐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비단 아픈 사람들뿐만 아닙니다. 주변을 돌아보세요. 성폭력 피해자에게 왜 늦게까지 그 시간에 거기 있었냐고, 스토킹 피해자에게는 어떻게 행실을 했냐고 비난합니다. 심지어 장애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임신했을 때 무엇을 잘못 먹어서 아이가 저렇게 됐냐고 말을 합니다. 우울증이 있는 이들에게는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고 하고, 성 노동자들에게는 게을러서 저렇게 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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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소수자들을, 약자들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낙인찍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는 방식은 우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던 구조,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 성 노동자로 살게 되었던 구조를 지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사회는 이 건강 중심주의나 성차별 등 구조적 문제를 지우기 위해서 개인을 비난하고 낙인찍습니다. 우리는 약하고 아프고 이상하고 미친 비정상적인 사람들입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주변으로 계속 밀어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약한 사람이 강해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모두 다 강해질 수 있는 경쟁에 공정하게 참여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강해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여기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가장 큰 쓸모는 저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웃고,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즐거운 저항의 자리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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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한국여성민우회 제이 활동가의 사회로 다양한 참여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발언을 짧게 발췌해 볼게요! “나는 페미니스트라서 논리적이어야 하는데 정신질환자라서 그러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이 뒤이어 떠오르더라고요. 논리적이지 못하면 안 되는 걸까?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만의 논리가 논리적이라는 것만큼 논리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까?” _이도(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저는 전형적이지 않은 몸을 가진 뇌성마비인입니다. 전형적이지 않은 몸으로 이 사회에 맞춰 살아오는 과정에서 얻은 만성질환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몸은 고강도의 노동에 쉽게 지치고, 저의 마음은 미세한 차별도 감지할 만큼 섬세합니다. 그런 제가 전형적인 신체에 맞춰 돌아가는 사회에서 살아남은 과정이 혹시라도 대단해 보인다면, 그건 저의 강인함의 증거가 아니라 사회의 무감각과 무책임의 증거라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_박은영(다른몸들) “사람들은 교육이 계층의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력해서 열심히 공부하면 더 나은 계층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 사회에서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묻고 싶습니다. 학교가 강자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면 약자들을 위한 학교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_연혜원 (투명가방끈)

#본행사: 비정상으로 빗겨난 존재들의 목소리

“세상은 목소리를 둘로 나눕니다.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로요. 저는 목소리를 골라본 적이 많습니다. 상대와 상황을 보고, 제 목소리의 성별을 고릅니다. 친구가 아는 제 목소리와 부모가 아는 제 목소리가 다릅니다. 일터에서의 목소리와 마트에서의 목소리가 다릅니다. 어떤 때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두려워하기도 하며, 항상 긴장한 채 입을 뗍니다.” _쟁뉴 (논바이너리 활동가) “기후 위기는 굉장히 평등하지 않고, 성별, 장애, 직업, 소득 등등으로 취약한 사람들을 더 취약하게 만듭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는 감내하고 있는데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이동권이 훨씬 더 취약해지고 기후 위기로 인한 여성들의 돌봄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우울해집니다.” _사라(여성환경연대) "신경 다양성의 개념은 뇌 신경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직 정착화하기보단 그 개념도 넓혀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 다양인 중 정신장애인은 등록된 장애인도 있지만 법외, 미등록, 경계선 장애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 다양성 정신장애인 중 재판정을 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장애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_왈왈(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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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하고 돌아버린 행진

무대 행사를 마치고 광장 인근을 느리게 행진했습니다. 다양한 노래에 맞춰서 한 손에는 꽃 다른 손에는 피켓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행진 사회는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의 리얼리즘님의 사회로 시작했어요! “약자생존 행진은 느릿느릿하고 돌아버린 행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느릿느릿해야 할까요? 이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갑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세상은 표준적인, 전형적인 몸을 가진 사람들에게 맞춰서 돌아갑니다. 빠른 흐름에 몸을 자유롭게 맡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에게 맞춰집니다. 그러나 다른몸들을 가진 사람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매일 약 먹을 시간을 마련해야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통증과 피로를 지속해서 겪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에 맞춰서 살아가야 한다는 불문율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정상성’을 거부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는 ‘정상성’을 가진 ‘표준적인’ 몸에 맞춰 흘러가는 ‘표준 시간대’를 거부하고 교란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행진 루트는 ‘표준적인 몸’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길을 1시간에 걸쳐 걸어갈 것입니다. 약자와 소수자를 배제하는 세상의 질서를 지연시키고 균열을 낼 것입니다. ‘돌아버린’ 우리가 이 세상을 평등한 세상으로 돌릴 것입니다. 지금, 우리, 함께 ‘느릿느릿’ ‘돌아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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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다양한 참여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국가는 난민에 대해 혐오의 낙인찍기를 지금 당장 중단하여야 합니다. 난민을 비정상 시민으로 만드는 것은 난민의 상태 혹은 상황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태도 때문이고, 이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_김연주 (난민인권센터) "신경 다양인 당사자인 저는 시각과 청각 등 감각기관이 민감해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번화가와 카페에 가기가 힘들고 공공장소에서 활동하는 것이 힘들지만, 어떤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땐 상대방의 목소리, 표정 변화에 아주 민감히 반응을 할 수 있기에 넌 내 마음의 변화를 참 잘 알아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 왔습니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모임에서 어떤 정체성을 부여받으셨나요? 당신을 정의하는 자의 논리가 당신의 전부입니까?" 한상헌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여자의 몸을 가졌기 때문에, 빈곤하기 때문에, 여러 구조적 문제로 인해 성 노동자가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사회라면 성 노동자를 제거하려 들 것이 아니라 성 노동자를 만드는 가부장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사회를 뒤집어엎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진정으로 성 노동자를 살리는 길입니다.” _해수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우리는 행진 중간에 이름처럼 함께 빙글빙글 도는 퍼포먼스를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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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생존>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와 노력

<약자생존>은 반년 동안 정말 공을 많이 들인 행사였어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로 광장을 채우기 위해서 다양한 사전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시민 의견을 모아서 전시물로 만들었습니다. ‘나를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나만의 정체성 사전’, ‘약헤는 날’,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미래완료’는 모두 시민 참여 프로그램 이었어요. 그리고 광장 한 켠에는 ‘신당역 스토킹 노동자 추모공간’을 마련해서 약자라서 살해되는 현실에 대한 우리의 분노와 슬픔도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몸들의 접근권을 위해 문자통역과 수어통역은 물론이지만, 쉬운 설명도 별도로 준비했었습니다. 쉬운설명이란 인지적 제약이 있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 어린이 등 모두를 위한 설명을 말하는데요. 약자생존의 모든 부대행사에는 쉬운 설명을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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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계속되어야 할 <약자생존>

약자 생존 행사는 끝났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비정상으로 밀려나는 약자들이 환대받는 세상을 위해 일상에서 시끄럽고 예민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함께해요. "우리에게 쓸모를 입증하라고 한다면, 약자의 쓸모는 저항이다!!" (약자 생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은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에 연재한 글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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