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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 한글좀 가르쳐줘. 딸과 대화하고 싶어!!!

민서는 중학교 2학년 다문화가정입니다. 의사가 되겠다는 당찬 꿈을 키우는 매력이 넘치는 친구입니다. 다문화라는 프레임에 갇혀 기가 죽을 법한데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학급 반장으로 뽑힐 만큼 인기 있습니다. 성격이 좋고 씩씩한 민서가 요즘 엄마와의 사이가 벌어졌습니다. 학교에 있었던 일들을 조근 조근 엄마에게 털어 놓던 민서였는데, 남자 친구가 민서네가 다문화가정인걸 알고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왜 베트남 사람이야. 왜 한글을 몰라.” 민서의 다그침에 엄마는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합니다. 말을 하려해도 표현이 어눌해서 화가 난 민서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한그루를 배우게” “싫어. 싫어. 당장 내 방에서 나가란 말이야” 엄마(히엔)는 떠밀리듯이 방을 나왔습니다. 어찌할바를 몰라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엄마는 시집을 오면서 한국 사람이 되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자녀를 낳으면 한글은 스스로 가르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빠의 수입으로 3식구가 생활하기 빠듯했고, 아이 분유 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생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덕분에 민서를 키우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사춘기가 된 아이를 상대하는 엄마 입장에선 언어(한글)가 커다란 벽이 되었습니다. 뒤늦게 한글을 배우겠다고 동분서주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딸을 상대하는 건 역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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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온전한 한국 사람입니다.

15년 전 한국으로 시집을 온 히엔씨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절뚝이는 다리를 이끌고 복지관으로 들어옵니다. “후회합미다. 그 때 힘드더도 포기하지 말고 한르루를 배워야했어는데..” 민서는 처음으로 엄마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한글을 쓰고 읽을 줄 모르는 엄마가 원망스러웠습니다. 항상 밝고 착하기만 한 딸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다며 딸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늦었지만 한국어 공부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울먹입니다. 사춘기인 딸과 한국말로 소통하지 못하는 히엔씨의 답답함을 우리는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혹시나 나 때문에 아이가 잘 못될까봐 노심초사하는 게 엄마의 마음입니다. 다문화가정이라면 더 하겠지요. 누구에겐 일상인 언어가 히엔씨에게 인생 최대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히엔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자녀와 대화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글 강좌를 개설합니다. 히엔씨가 한글을 익혀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게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