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날들

하루하루 살기 너무 팍팍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는 합니다. 시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경제가 나쁘다던데 살아 생전 경제가 좋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 없다 보니 경제라는 건 원래 안 좋은 건가 싶기도 합니다. TV를 틀면 누가 뭘 잘못했고 누구랑 누가 싸웠고 하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문제가 있는 건 알겠는데 저게 내 삶에 무슨 영향이 있나 싶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사회는 발전해 간다던데 TV속 정치권과 사회는 과연 발전하고 있는 걸까 싶습니다. 세상에 변화가 필요한 거 같은데 누가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2023. 찰칵 농민학생연대활동

세상을 바꾸는 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건 누구일까요? 물론 힘 있는 누군가가 바꾸기도 하지만, 사회를 발전시키고 세상을 바꾸는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저 앞을 지나가고 있는 청년들, 거리를 청소해 주시는 환경미화원 분들일 수도 있겠지요. 학식에 밥을 만들어주시는 급식 노동자 분들, 그 밥에 들어가는 쌀을 만들어주시는 농민분들 등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이 바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사람 중에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급식실 연기 때문에 동료가 암에 걸린 것에 분노하여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급식 노동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농산물 값이 너무 낮아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며 거리로 나와 소리치는 농민도 있습니다. 그 뿐일까요. 힘든 작업을 할 때는 꼭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작업반장을 설득하는 노동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약해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이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변화해왔습니다.

환경미화원 자료 사진. 서울신문DB

사진전 '궤적 : 점이 선이 되기까지'

위에 나온 평범한 분들도 각자의 삶의 궤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순간이 있을 것이고요, 어렵지만 극복했던 순간도 있을 겁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저희가 생각해 내지 못한 수많은 의미 있는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의 생애를 인터뷰하고, 생활을 사진으로 담아보려 합니다. 그 순간 순간의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그 사람의 삶이 하나의 궤적을 그리는 것을 추적해보는 것이 매우 유의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찰칵은 11월 25일, 26일 양일간 전시회 '궤적 : 점이 선이 되기까지'를 통하여 우리 주변 사회를 바꿔나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을 조명하려고 합니다. 사회를 바꾸기 위하여 목소리 내는 우리 이웃의 생활과 생애를 담고 사진으로 표현할 예정입니다. 살기 너무 팍팍해서 내 한 몸 챙기기도 어려운 세상. 이웃이나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공동체가 무너진 세상. 찰칵의 시사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바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회를 통하여 타인에 대해 더 알아가고, 잃어버린 사회적 관계를 조금이나마 복구할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으로 달라진 공동체와 다른 내일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2022 찰칵 주거불평등 출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