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

운동을 좋아하던 나에게 내려진 시한부 인생

군대를 제대하고 첫 직장을 다니던 어느 날, 저에게 청천벽력 같은 ‘근육병’이라는 병이 찾아왔습니다. 근육병은 전신의 근육이 점점 소실되어, 나중에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장기들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병입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손가락조차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힘들어졌습니다. 축구와 농구를 하는 걸 좋아하던 저는, 이제는 그저 침대에 누워서 경기를 눈으로 바라만 보며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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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사람에게도,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은(가명)씨가 있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 그녀는, 아픈 저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고 다가와주어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제 몸을 돌보아줍니다. 그녀에게 가장 미안한 시간은 밤입니다.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무의식 중에 수십 번 몸을 움직이며 잔다고 합니다. 근육마저 없어진 저는 한 자세로 있으면 욕창과 근육통에 온몸이 고통에 휩싸이기 때문에 30분, 혹은 1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어야 합니다. 낮에도 수시로 저를 돌보는 그녀는 밤조차 제 몸을 돌려주기 위해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합니다. 근육을 잃어가며 힘들어져만 갔던 제 삶에서, 근육병은 저와 제 주변인에게 ‘잠을 잔다는 작은 행복’조차 앗아갔습니다.

현실 앞에서 또 한번 무너지는 마음

그러던 어느 날 자동 자세 변환 침대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버튼을 눌러 체위를 변경할 수 있는 침대입니다. 처음 전동침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은이의 얼굴엔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동침대의 가격은 저희가 엄두도 낼 수 없는 고가의 금액습니다. 그때 이후 가은이의 실망한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내 자기는 괜찮다고 하며 웃는 얼굴이 가슴이 아픕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도 짐이 되어버리는 기분에,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잠든 가은(가명)씨를 차마 깨우지 못하고 고통을 참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날이 참 많습니다.

근육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잠을 선물해 주세요

한국근육장애인협회는 같이가치를 통해 매년 근육장애인에게 체위 변형 침대를 선물하고자 합니다. 자동 체위 변형 침대는 국가지원이 전무해, 장애인 가정이 1000만 원 가까운 돈을 온전히 지출해야 합니다. 작년에 성공한 모금 소식에 많은 근육장애인들이 작게나마 희망을 품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프로젝트 2탄으로 새롭게 새 모금함을 열어 최중증 근육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물품인 전동침대를 지원하려고 합니다.근육장애인과 그 가족이 잠을 잘 때도 고통받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