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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정치철학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치철학자 김만권입니다. “저 정치철학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주 가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찾아와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갑자기 마음이 밝아지고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아, 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구나.’ 😭 하지만 제 입에선 다른 말이 나옵니다. “뭐 이런 걸 공부하려고 해요. 다른 거 해요. 다른 일 찾아보고 정말로 이 공부가 하고 싶다고 느껴지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저희가 있는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이렇게, 이 공부를 시작하는 일을 일단 말리고 봅니다. 말리는 이유는 마음이 밝아지고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와 같습니다. ‘아, 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구나’란 그 기쁨은 한편으론 이 공부를 해서 미래가 괜찮을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드는 마음입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괜히 이 공부를 해도 괜찮다고 해서 한 사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각오하고 있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이 일을 업으로 삼아 살겠다고 말합니다. 그 앞에서 구차하게도, “박사학위가 있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공부예요. 그런데도 할 수 있겠어요?” 그렇게 되묻는 건 제가 이 길을 걸어왔고, 그 가운데 이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의 길이 좋은 사람들🙋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이런 일이 정치철학을 하는 전공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란 것을. 비슷한 일이 지금 인문학이나 사회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분야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분야를 십여 년 이상 연구해왔다는 건, 어떤 이유를 지녔던 그 분야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을 일단 말리고 보는 이 마음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연구들이 삶의 기본적인 필요조차 채워주지 못하는 현실을 겪어보고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그런 현실에 굴하지 않고 이 길을 걷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나의 연구를 통해 나를 바꾸고 싶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틈틈이 알바를 하고 용돈이 될 만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그렇게 쓴 글들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살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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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니즘 때문에 좌절하지 않길

헌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누가 뭐라하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공부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고 아무리 위로해도 버거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정해도 ‘먹고 산다는 일’은 현실이 되어 하루하루 압박이 되고, 아직은 성숙한 연구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노력의 결과물에 사람들이 관심조차 주지 않는 일상은, 자꾸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니까요. 부디 그들이 ‘먹고사니즘’ 때문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결국엔 돈 되는 일만하고 돈 주는 연구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못 먹고 살 걸 알면서도 지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라지만, 꿈을 잃을 만큼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길을 걸어 세상을 빛내는 보물 같은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그런 연구들이 모여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현실을 비추는 따뜻한 연구들

반짝반짝🌟 빛나는 논문을 찾습니다

그래서 2020년부터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반짝★반짝 논문상’을 기획했습니다. 그렇게 작년에 저희들이 만난 논문들은 우리 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현실을 비추는 따뜻한 연구들이었습니다. 2020 수상작들 bit.ly/3gygqO8 🌈 참여사회연구소는 이처럼 세상의 소외된 곳을 비추고 있음에도 정작 그 자체는 빛을 보지 못한 보물 같은 논문을 발굴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연구자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저희가 있는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아직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아봐주겠습니다. 💜십시일반 모인 모금액은 우리의 응원이 필요한 신진연구자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작년에도 수많은 시민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시민 여러분이 함께 신진연구자들을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