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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생일은 '스스로가 짐처럼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새끼들도 나이 먹고 병들었는데, 이 늙은이가 어떻게 생일을 얘기하겠어." 찾아주는 이 없이 혼자 사시는 송OO 어르신. 안 아픈 곳 없고 쓸쓸함은 더해져만 가지만, 함께 늙어가는 자녀에게 생일을 바라는 것은 부담을 주는 일처럼 느껴지십니다. 우리들에게 생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생일은 일 년에 단 한 번,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탄생을 축하받으며 ‘주인공이 되는 하루’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께서 느끼는 생일은 ‘스스로가 짐처럼 느껴지는 나날 중의 하루‘랍니다. 그렇게 아흔 번째의 생일을 마주하신 어르신들을 만나뵀습니다.

“나한테는 이때가 팔순잔치였어.”

“어르신~ 팔순잔치 기억나시나요?” 사회복지사의 물음에 최OO 어르신께서 가리킨 것은 번듯한 액자 사진이 아닌 거울에 붙어져 있는 일회용 포켓 사진입니다. 팔순잔치를 치르지 못한 최OO 어르신은 복지관에서 매월 10명의 어르신들께 작게나마 차려드렸던 생일상과 포켓 사진으로 팔순잔치를 기억하고 계십니다. 영구임대단지로 둘러싼 노원1종합사회복지관 주변에는 생일상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6.25전쟁과 보릿고개, 코로나19를 겪어오니 벌써 아흔이라는 나이를 마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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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잔치 사진을 대신하고 있는 최OO 어르신의 사진

팔순잔치 사진을 대신하고 있는 최OO 어르신의 사진

어느덧 아흔, 나의 일평생을 말하자면…?

“내 인생?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 물고기 잡으러 나가면 내가 삼 남매를 업어 키웠어” “자식들 키우느라 길거리에서 나물 장사한 게 내 인생이라고 볼 수 있지” “대포 소리와 쿵! 울리는 서울 땅,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아직도 생생해” 어르신들께 살아오신 이야기를 여쭤보면, ‘나’의 인생이 아닌, ‘가족, 생계, 전쟁’을 위해 희생하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평생 헌신의 삶을 살아오신 어르신들께 우리들은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요?

"늙은이 말 들어줘서 고마워" 마중 나와주신 어르신

황금빛 구순잔치…. 기대감 가득한 30명의 어르신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들과 만나기도 어려운 어르신들께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이 행복한 하루를 선물해드리고자 합니다. 번듯한 한복, 정갈한 구순상, 평생을 가족과 나라를 지켜주시고 살아와주신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올리며, 제대로 된 액자 사진 한 장 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거동이 불편하여 참석하지 못하는 어르신들께도 직접 가정으로 방문하여 감사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축하 마음으로 어르신들께 찬란한 하루를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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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진행되었던 노인의 날 행사 모습

2019년 진행되었던 노인의 날 행사 모습

“내 다리가 요 모양이어도 구순잔치만큼은 꼭 가고 싶어. 친구들도 만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생일인데..” 아흔이라는 연세에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내가 빨리 죽어야지’ 하시면서도 구순잔치만큼은 꼭 오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르신들께서 남은 여생동안 기억에 길이 남을 황금빛 구순잔치를 선물해주세요! ※ 구순잔치는 코로나19 거리두기 기준에 맞추어 방역이 완비된 장소에서 소규모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