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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없는 낡은 대문과 열일곱 사춘기 소녀

17살 사춘기 소녀 유진이는 인적 드문 시골에서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손잡이도 없이 낡은 나무로 된 오래된 대문과 악취가 심한 재래식 화장실이 유진이네 집입니다.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차가운 방바닥에서 슬리퍼를 신어야 하지만 유진이는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집이 좋다고 합니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춘기 소녀 유진이. 중학교 2학년 갑작스레 쓰러진 유진이는 만성적인 뇌 장애 ‘뇌전증’을 진단 받았습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밖에서 노는 게 두려운 유진이의 유일한 취미는 집에서 ‘나노블록’을 만드는 일입니다. 나노블록이 하나씩 늘어 갈 때마다, 유진이의 외로움도 더 해가는 듯합니다.

홀로 나도 블록을 만들고 있는 유진이

“밤이 되면 화장실을 참게 되요...”

유진이 머리맡엔 많은 양의 섬유탈취제가 놓여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열악한 재래식 화장실은 악취가 심해, 유진이는 화장실을 갈 때면 한 손엔 휴지와 다른 손엔 섬유탈취제를 들고 갑니다. 화장실 들어가기 전 섬유탈취제를 먼저 뿌린다는 유진이. 여름엔 악취가 더 심해 방과 후 활동에서 만든 향수를 뿌려야 겨우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밤이 되면 발이 빠질지도 모른 다는 두려움과 견디기 힘든 악취로, 유진이는 저녁엔 물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을 참으며 오늘도 저녁을 보냅니다. 단열도, 문도 잠기지 않는 욕실은 유진이의 또 다른 고민입니다. 유진이는 조금씩 커가며 이런 욕실이 불편해 마을의 대중목욕탕을 이용했지만, 코로나19로 이젠 그마저도 힘들어 차가운 욕실에서 샤워해야 합니다. ‘춥지 않아?“라는 사회복지사의 질문에 ‘물을 끓여 대야에 받아 발 담근 채로 씻으면 참을 만해요’라고 유진이는 웃으며 말합니다.

구멍난 천장과 난방이 되지 않는 욕실

마음 편히 사용 할 수 있는 화장실과 욕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친구들 집은 화장실이 따뜻하고 욕실과 같이 있어서 부러워요” 유진이는 조심스레 그동안 불편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유진이는 나중에 어른이 돼서 돈을 많이 벌면 햇볕이 잘 드는 하얀색 타일로 된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뇌전증,’ 그리고 ‘재래식 화장실.’ 사춘기 소녀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지만 여느 친구들처럼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고 콘서트에 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는 유진이. 올해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유진이는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힙니다. 매일 저녁 먹어야 하는 ‘뇌전증’ 알약이 두 개, 독한 약에 밥을 꼭 챙겨 먹고 더 잘 먹어야 하지만 화장실 가는 걸 꺼려 제대로 먹지 않는 유진이에게 마음 편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따뜻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선물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세요.

낡고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