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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풀 감별사 와니

이풀약초협동조합에서 일한 지 벌써 3년째인 와니는 요즘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그날 주문된 송장을 받아서 포장할 품목별 패키지를 알아서 챙기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발송 작업할 준비를 합니다. 약초를 포장하기 전 선별할 때는 큰 숨을 들이마시며 약초 향을 맡기도 하고 구기자 열매나 둥굴레 뿌리를 간식처럼 맛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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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전 활동사진 입니다.

*코로나 19 이전 활동 사진

자소엽은 가지맛(?), 구기자는 고추맛(?)

맛에 대한 표현도 기발합니다. 구기자 맛은 고추 맛이 난다고 하거나 보라색 자소엽은 가지 맛이 난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황기는 나무 맛이 난다고 합니다. 둥굴레는 고소한 맛. 자소엽을 가끔 포도 맛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걸 보면 와니는 맛을 색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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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그림도 그리고 선별도 하고

와니는 이제 모르는 약초가 거의 없습니다. 텃밭에 난 약초를 보고 그림도 그리고 직접 선별도 하고 맛도 보면서 어느새 약초 박사가 되었습니다. 와니가 그린 이로운 풀 그림은 특유의 반듯한 선과 따뜻하고 말랑한 색감이 어우러져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 좋아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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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청년들과 이로운풀 워크숍

와니의 그림 그리기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이풀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발달장애 청년들과 함께하는 ‘이로운 풀로 소통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저 마다의 색과 향과 모양을 가진 여러 가지 풀들에 집중하며 그려나가는 시간이 어쩌면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정서적 안정을 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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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풀꽃 골라 다양하게 표현하기

지난해는 은평 지역 발달장애청년 6명과 함께 약초 텃밭에서 직접 고른 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처음으로 향도 맡고 처음 듣는 풀 이름도 알게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맘에 드는 풀꽃들을 표현하기도 하고, 민화 속 풀꽃 그림을 직접 그려 넣은 액자와 가방 만들기도 하면서 워크숍이 진행되는 내내 모두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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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일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중 취업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와니와 같은 발달장애 청년들과 함께하며 느끼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어떤 것을 반복해서 알려주고 경험하게 하면 느리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천천히 수용해간다는 점입니다. 직접 맛보고 향을 맡고 감각에 집중하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은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연처럼 만나게 될 이로운 풀 워크숍 시간이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되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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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올해는 풀 그림 그리기 뿐만 아니라 약초를 활용한 다양한 감각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하고, 워크숍 결과물을 활용한 굿즈도 제작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반경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던 발달장애 청년들이 이로운 풀 워크숍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일상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니까요. 발달장애 청년들과 함께 할 2021 색다른 이로운 풀 워크숍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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