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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만든 더 큰 외로움

어르신들을 찾아뵐 때마다 저희는 어르신의 생활에 가장 큰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묻곤 합니다. 처음엔 경제적인 부족함이나 신체적인 어려움이 가장 큰 힘겨움일 거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어르신들의 가장 큰 힘겨움은 바로 외로움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외로움을 익숙함으로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달랠 수도 해결할 수도 없기에 어느새 일상의 익숙함으로 견딜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으로 인한 아픔이 너무나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일상 가운데 찾아온 코로나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더욱더 무섭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복지관도 병원도 갈 수 없고 이웃도 친구들도 맘 편히 만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감염병이 어르신들에게는 취약할 수밖에 없으니 두렵기까지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르신들의 외로움은 이제 익숙함으로도 견뎌낼 수 없는 가장 큰 힘겨움이 되었습니다.

외로운 어르신의 일상

생일을 잃어버린 어르신들

생일에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동료들의 축하와 선물이 이어집니다. 심지어 아주 오래도록 연락이 없던 지인에게서 조차 축하 인사를 받기도 합니다. 생일은 누구에게나 축하 속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어르신들은 오랜 혼자만의 생활로 인해, 자녀도 친구도 찾아올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그만 생일이 잊히고 말았습니다. 오랜 외로움 끝에 오늘이 생일인데 익숙함으로 또다시 지나쳐버립니다. 오늘의 생일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식사를 거르고, 파지를 줍기 위해 구부러진 허리를 부여잡고 길을 나서며 익숙하게 참고 견디고 계시는 것입니다.

생일을 잃어버린 어르신의 일상

오늘은 나의 생일입니다

“한 동안 생일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 생일뿐만 아니라 내 생일조차도 기억하고 챙길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이 나의 생일입니다. 나의 생일을 축하해 준다며 예쁜 케익과 선물을 들고 찾아와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난생처음입니다. 예전에 나의 생일을 축하받았던 시간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이렇게 행복한 생일은 난생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매달 말일이 되기 전 생일 달력을 만듭니다. 바로 달력에 우리 어르신들의 실제 생신일을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생신 당일 아침에 빵집에서 케익을 구입하고 뜨끈뜨끈한 미역국을 끓여서 전날 예쁘게 포장해 둔 선물과 함께 어르신을 뵙는 특별한 날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생일이라는 말씀처럼 생일에 대한 작은 생각이 어르신들의 외로움에 조금은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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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생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