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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고통받은 아이들,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

“재우(가명)야! 재우야 일어나 봐!”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던 재우가 천천히 머리를 내밉니다. 눈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눈물방울이 가득 맺혀 있습니다. “꿈꾼 거야?” 선생님이 재우의 머리를 쓰다듬는 순간 와락 재우의 울음이 터집니다. “창문이 자꾸 덜컹거려서 너무 무서워요.” 캄캄한 밤. 폭우가 쏟아지며 고장 난 베란다 창을 흔들고 있는 소리에 불안에 떤 재우를 선생님은 꼭 안아 줍니다. 학대의 기억을 가진 아이들은 유독 보안에 민감합니다. 가장 사랑 받아야 할 사람에게서,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에서 보호받지 못했다는 절망감과 공포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이것이 고장이 나서 덜컹거리는 베란다 창문 소리가 이곳의 아이들에겐 천둥보다도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참고사진]

유일한 소통의 창구, 베란다

‘드림 일시보호쉼터’는 학대로 인해 고통받은 아이들이 임시로 머무는 보호 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비공개로 운영되는 시설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까지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라 최근, 베란다는 아이들이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창이 있어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맞으며 바깥공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을 법하지만 고장 난 베란다의 창은 아이들의 작고, 소박한 자유마저 삐걱거리게 만듭니다. 아파트 1층에 위치한 노후된 창틀이 제대로 잠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닫히지 않는 문 사이로 들어오는 더위와 모기와 해충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닫히지 않아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열고 들어올 수 있는 잠기지 않는 문 앞에서 아이들은 매일매일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닫히지 않는 문을 억지로 닫으려다 손을 다친 아이에게 여전히 창은 포근한 빛이 드는 곳으로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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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나 닫히지 않는 베란다 창]

[고장 나 닫히지 않는 베란다 창]

세탁실도 보수가 시급합니다. 들뜬 창틀 사이로 빗물이 밀려들어, 세탁실 바닥은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니까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미끄러져 다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선생님들이 벌어진 틈을 테이프로 막아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그마저도 습도와 빗물 때문에 금방 떨어져 하루가 멀다 하고 수습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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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로 틈을 메운 세탁실 창]

[테이프로 틈을 메운 세탁실 창]

[테이프로 틈을 메운 세탁실 창]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아이들의 안전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 베란다와 세탁실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닫히지 않는 베란다 창을 튼튼한 창틀로 바꾸어 아이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자 합니다. 폭우가 내리는 날에도 세탁실에 더 이상 물이 넘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수하여, 학대를 피해 잠시 머무는 그 공간이 세상에서 가장 안락하게 여겨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포근한 곳임을 다시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모든 공간이 외부로부터 가장 안전하고 평안하다는 것을요.

아이들에게 창이 되어 주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한 마디로, 여러분들의 작은 참여로 세상은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것을 함께 보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