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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팀장님의 이야기 '나의 친구 하모니카'

음악에 집중하려 눈은 쓰윽 감기고 굳어져가는 폐를 달래며 힘껏 숨을 내쉬고 또 들이마신다. 내쉬는 숨에 회한이, 들이마시는 숨에 희망을 틔우며 그렇게 하모니카는 내 친구다.

성실하고 싶은데 움직이기 힘든 근육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어릴 때부터 앓은 근육이양증으로 공부도 힘들었고 군대도 면제 돼서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걷다가도 그냥 넘어지고 걸음도 느린 나는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출발선이 다른 마라톤에서 기약 없이 뛰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흘린 땀은 내게 보상을 주지 않고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눈물은 참으려 했는데 어머니 상을 당하니 서러움과 걱정과 그리움에 눈물로 한 시절을 산 것 같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하모니카팀 팀장 박광수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팀장이 되었다. 하모니카팀! 우리 근육장애인은 근육이 점점 굳어져서 휠체어를 타고 심장근육도 폐근육도 서서히 굳어진다. 폐가 확장과 수축을 잘 못해 어느날 부턴가 숨 쉬는게 조금씩 힘들어진다. 답답하고 가스교환도 잘 안돼서 몸이 피로하다. 그런데 하모니카로 폐활량을 증가시키면서 이 고통을 줄이고 근육경화도 약화시킨다. 그랬다. 그냥 넋 놓고 있지 말고 힘껏 하모니카를 불어서 내 삶의 열정을 멜로디에 담아낸다. 여름날 오후 강사님 도움으로 팀원들과 하모니카 연주 연습을 마치고 사무실 있는 건물 9층, 야외 테라스에서 소박하게 첫 공연을 했다. 귀 기울이는 분들이 많지 않지만 카메라로 찍어주는 관계자와 그래도 군데군데서 쉬시는 시민들 때문에 내심 기대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리팀이 내는 소리가 내 근육을 감싸고 내가 근육장애로 괴로웠던 것이 이제는 아름다운 나를 들어 주는 것 같다.

첫공연!!

여러분들의 공연 관람기

옆에서 쉬다가 얼떨결에 하모니카 연주를 들은 노부부는 “엄청 연습 많이 했네, 근데 노래가 왜이리 슬퍼” 하신다. 혼자서 꼼꼼히 노트정리하던 여대생은 이어폰을 잠시 벗고 연주에 몰입하며 “가지신 한계를 극복하시고 도전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하신다. 첫 곡은 오빠생각이다. 누구나 하나씩 품었을 그리움을 떠오르게 한다.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연주에 맞춰 모두 호흡을 조절해 박자를 맞춘다. 폐가 굳으신 분들이 그렇게 까지 연주 할 때는 어쩌면 가쁜 호흡에서 절명의 기분까지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뒤이어 섬집아기, 등대지기가 이어지고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친 공연에 그들은 감사한다. 내가 무사히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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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소중한 이 시간들!!

연습도 진지하게!!

팀장으로서의 각오

하모니카 공연을 하는 것이 내게는 성취감을 준다. 나 하나로도 벅찬 인생이었다면 이제는 관객을 생각한다. 듣기는 좋으실까! 내가 어때 보일까? 사실 좋은 공연을 위해 조금은 좋은 앰프와 하모니카 등을 구비하고 싶다. 내가 겪게 될 미래에 응원을 받는 것이 기분을 좋게 한다. 부르면 어디든 가서 연주하겠습니다. 그리고 장비도 지원해 주시면 아름다움을 더해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박광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