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다!"✊

제대를 앞두고 “이제 사회에 나가면 뭐할 건가?”라는 사령관의 질문에 호기롭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긴 군 생활을 마치고 대학원으로 돌아가는 소회를 포장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낯간지럽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전공하는 인문사회과학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에 그렇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학원에 돌아오니 막막했습니다. 공부도 어려웠지만, ‘먹고사니즘’이 제일 큰 문제였죠. ‘못 먹고 살 걸 알면서도 지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기에 푸념할 수 없었습니다. 알바와 공부를 병행하다보니 돈도 못 벌고 공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고, 취직한 친구들과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앞에서 ‘문송’함에 고개를 들 수 없는 나날들이었습니다. 이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조교, 연구보조, 통번역 등 ‘그나마 공부와 연관되면서 먹고는 살 수 있는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문사회과학도로서의 길을 꾸역꾸역 아니 터덜터덜 걷다가, 문득 제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제 ‘먹고사니즘’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둠을 밝게 비출 어떤 촛불

묵묵히 어둠을 밝히는 이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짐작하셨을 겁니다. 돈 되는 일만 하고 돈 주는 연구만 하다 보니, “세상을 바꾸고 싶다”던 과거의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 아니냐”고 스스로를 속여 보려고도 했습니다만, 쉽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못 먹고 살 걸 알면서도 지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개 숙이고 살다가, 이게 저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용감하게 상처투성이로 묵묵히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아무도 안 읽는 책을 읽고, 돈 한 푼 안 되는 공부를 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일, 우리 중 누군가는 해야 할 바로 그런 일 말입니다. 부디 그들이 ‘먹고사니즘’ 때문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돈 되는 일만하고 돈 주는 연구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못 먹고 살 걸 알면서도 지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라지만, 꿈을 잃을 만큼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길을 걸어 세상을 빛내는 보물 같은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그런 연구들이 모여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총선 이후 우리 사회의 민주적 변화를 고민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맞서 민주주의적 대안을 상상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논문을 찾습니다✨

그래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우수논문상>을 기획했습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보물 같은 논문을 발굴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연구자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가 응원하겠습니다. 아직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아봐주겠습니다. 십시일반 모인 모금액은 우리의 응원이 필요한 신진연구자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시민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2020 논문공모전]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하세요 http://www.peoplepower21.org/Research/1729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