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

내 나이가 어때서, 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해방둥이로 태어나 피난을 다니느라 공부 시기를 놓치고, 스무 살 넘어서는 시집을 가라는 부모님 말씀에 시집가서 시집살이하느라 남편 아이들 챙기고 뒷바라지하느라 공부가 너무나 하고 싶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잠시 내려놓고 사셨던 어르신... 공부하는 것은 내 복이 아니구나... 하고 공부에 대한 마음은 포기하고 평생을 살아오셨던 어르신의 마음에는 아직 배움의 불씨가 살아있었습니다. 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 중 한글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어릴 적 하지 못했던 글공부를 하기 위해 한글반에 등록한 어르신은 글공부도 하시고 아직은 미숙하지만, 세월이 담겨있는 작품도 써 내려갑니다.

한글반에서 글공부를 하고 계시는 어르신

읽혀지지 않고 잊혀지는 어르신의 글..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 아프리카의 한 속담입니다. 글을 몰라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지 어르신의 글 한 자 한 자에는 많은 의미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저희 복지관에서는 2010년 개관 이후 10년동안 한글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고, 어르신은 매년 글을 배우시고 시화, 수필 등 작품도 남기시는데 작품이 누군가에게 읽히는 건 일 년에 단 하루 복지관 전시회 날 뿐입니다. 어르신은 글이 자녀들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사실상 전시회가 끝나면 어르신의 작품은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립니다. 글이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좋은 글들이 한 번 읽히고 잊혀지게 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쓰신 작품은 전시회 이후 한 장의 종이로 남아 보관하기 어렵고 분실되기도 쉬워 사라지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전단지는 일회성의 성격이 강해 사람들이 한번 본 후에 버려지기에 십상이지만 여러 가지의 광고를 묶어놓은 쿠폰북이나 상가 책자는 전단지와 달리 보관율이 높다고 합니다. 어르신의 작품을 전단지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을 때, 한 개의 작품보다는 여러 개의 작품이 모여 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어르신의 글이 공유되고 읽힐 것입니다.

복지관 전시회에 전시되었던 어르신의 작품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우리는 어르신에게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에 우리 복지관에서는 어르신의 작품들을 모아 하나의 인생노트 ‘황금빛 내 인생’ 로 제작해보려고 합니다. 솜씨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어르신의 인생이 담겨 있는 글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것입니다. 어르신의 글에 우리들의 작은 손길이 닿는다면 어르신에게는 오래도록 추억을 돌아보고 자존감까지 높이는 소중한 경험이 우리에게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교과서와 같은 책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어르신의 작품에 날개를 달아 줄 인생노트 제작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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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서 써주신 손편지

한글반 수업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