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

유난히 긴 겨울, 그리고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군포시 당동에 거주하는 박oo 어르신의 실제사연 입니다. 군포시에 남쪽, 낡고 오래된 집들이 모여있는 언덕배기 마을은 박oo어르신의 오랜 생활 터전입니다. 빼곡히 들어찬 오래된 주택들 사이로 햇볕도 잘 스며들지 않는 작은 방이지만 이곳에는 어르신이 오랜 시간을 홀로 살아가게 하는 아주 신비한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작은 온실입니다. 매일 아침, 화분들이 켜켜이 줄지어 놓인 방으로 가 말이 없는 식물들과 눈을 맞출 때면, 어느덧 외로운 감정은 잠시나마 잊혀지곤 합니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 산으로 올라가 소리 한번 질러봐”라는 어느 노래의 가삿말 처럼 어르신은 매일 이 작은 온실에서 울적함도, 답답함도 달랜다고 합니다. 외로울때마다 하나씩 분양해온 자식 같은 화분들은 어르신이 그간 얼마나 고달픈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짐작하게 할 만큼 켜켜이 놓여있습니다. 유난히 긴 겨울, 그리고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그래서 이 작은 온실이 더 귀한 어르신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병원을 가는 것과 생필품을 사는 것 외에는 집 밖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스크가 없어서 나갈 수 없었고, 그다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나가지 못했습니다. “노인이 젊은 사람 옆에 가면 젊은 사람도 불편해한다오. 난 그 눈빛을 다 느낀다구. 저번에는 병원에 가는 것도 죄스러웠다오. 정말이지 코로나 진저리나게 지겹네!” 사실 어르신은 누구보다도 나들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입니다. 매년 복지관 나들이 때마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도 앞장서서 식물들의 이름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던 어르신. “나야 저것들 보는 낙에 꼭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숨구멍이라도 트고 있지, 여느 사람 같으면 오직 답답하겠소.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사는지. 언제 이 날 리가 끝나는 건지...

거동불편 어르신과 함께한 나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추운 코로나... 언젠가 깃들 따뜻한 봄날을 미리 선물해주세요.

코로나19로 답답하게 보냈던 삶에 끝자락이 어느덧 희망처럼 피어나는 시기인 요즘. 누군가는 사회적 거리 유지, 생활방역을 실천하며 마음 방역을 위해 산책에 나선다는데, 어르신은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얼마나 기다리고 계실까요? 어르신만의 작은 온실도 좋지만 드넓은 들판에 탁 트인 자연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속 시원하도록~ 이로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기쁨이 배가되는 큰 선물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아직은 이른 시기지만, 점차 상황이 호전된다면 가능한 일이 될 것입니다. 군포시노인복지관에서는 건강과 삶의 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오랜 시간을 마음졸이며, 동네 공원이나 둘레길도 당신 발길 이끌어 나설 수 없었던 답답한 심정을 헤아리기 위해 군포시 지역사회 내, 소규모 ‘소풍’(마실나들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사로운 햇볕을 만끽하며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자유롭게 산책하고, 맛있는 식사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아직 깃들지 않은 따뜻한 봄을 미리 선물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