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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학습자를 아시나요?

영수(가명)는 창밖을 보고 있습니다. 텅 빈 운동장이 하나의 섬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수학 시간이 거의 끝나갑니다. 예시 문제에 곧잘 대답하는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영수는 어느 순간부터 수학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여러 가지 것들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교우관계, 교과성적 같은 것들을 말이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영수의 시간에 비해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영수는 ‘느린 학습자’입니다. 느린 학습자는 IQ(지능지수) 70~85 사이의 경계선 아동을 말합니다. 이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보다 속도가 조금 느립니다. 보통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아이를 수재라고 하죠? 하지만 열을 알려줘도 한두 개를 기억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바로 느린 학습자입니다. 학습이 느리기 때문에 사교성이나 적극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경쟁에서 항상 지다 보니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입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느린 학습자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IQ 70 이하인 경우 지적장애로 판단되어 특수 학교에 가게 됩니다. 느린 학습자의 경우 지적장애 판단 기준인 IQ 70은 넘지만 분명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의 수가 전체 학생의 약 13%에 해당하며 학급당 3명, 전국적으로는 8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수 학교와 달리 일반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인지능력에 속도를 맞춰주긴 힘듭니다. 또 경쟁의 연속입니다. 그렇게 영수와 같은 느린 학습자 아이들은 조금씩 패배감에 익숙해지고 작아져만 갑니다. 왕따가 될 확률도 아주 높죠. 문제는 느린 학습자의 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애 판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복지 정책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직접 맞닿아 생활하는 선생님, 친구 심지어 부모조차 잘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공부하기 싫은 학생, 답답한 친구가 되어 버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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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수의 느린 학습자

느린 학습자에게는 쉽지 않은 교과과정

느린 동행, 느린 배움

모해교육 협동조합(이하 모해교육)과 강서교육복지센터는 이러한 아이들을 위하여 ‘느린 동행, 느린 배움’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요. 가족 프로그램과 개별 프로그램입니다. 가족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부모 교육입니다. 느린 학습자 가족의 경우 아이를 돌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요. 사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또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프로그램에서는 부모가 느린 학습자인 아이들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아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및 상담이 진행될 것입니다. 작년의 경우 부모와 아이가 함께 도자기 체험과 스포츠 활동을 했는데요. 우리 아이가 어떠한 속도로 살아가는지 깨닫고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개별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의 학습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대한 교육들도 함께 진행하고자 합니다. 느린 학습자 아이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교통편이나 물건의 구매와 같은 활동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학교의 경쟁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연이나 유적지 등에서 맘껏 뛰놀며 경쟁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배움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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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직접 만든 도자기

아이의 속도에 맞춘 개별프로그램

각자의 속도에 맞춰 진행된 스포츠활동

가족과 함께해서 즐거웠던 도자기체험

이런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학교에 다니다 보면 조금씩 느린 친구들이 있잖아요. 이 친구들이 그저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아서 뒤처진 것은 아니에요. 걸음은 조금 느리지만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급당 3명, 그러니까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느린 학습자 친구들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없고 학업에서도 뒤처지는 아이들이지만, 적어도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과 부모가 좀 더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려면 여러분들의 응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한 번의 프로젝트로 많은 것이 바뀔 수는 없지만 느린 학습자가 있다는 것만 알게 되어도 이 아이들에게는 보다 더 세상이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과 공유, 그리고 기부를 통해 모인 금액은 그 한 걸음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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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가족 프로그램

즐거웠던 협동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