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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살 없는 감옥 - 불안이 분노로 바뀌기 전에

'공간북트리'는 지역의 아이들과 그림책을 함께 읽고 놀이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 공간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집밖을 나설 수 없는 아이들은 연일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은 불안입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교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2차례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8%가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불안을 호소했고, 21.6%는 분노를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연구팀에서는 1차 때보다 불안 대신 분노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른들의 불안은 아이들에게도 전염됩니다. 어린이집에 왜 가지 않느냐는 다섯 살 아이의 물음에 우리는 바이러스와 예방법에 대해 설명해줄 수밖에 없었고,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듯 세상과 격리된 일상이 지속되면서 불안은 점점 높아져갑니다. 불안이 분노로 바뀌기 전에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보다가 7년 동안 공동체에서 함께 읽은 그림책,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즐거워했던 놀잇감들로 키트를 구성해 가정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30분 잠깐의 놀이가 공동체의 끈을 연결해주는 것과 동시에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우리가 더 건강한 일상을 보내게 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종이 접기를 하겠다던 다섯 살 아이가 접은 마스크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정서 마스크-책과 놀이

그러던 중 어른 없이 집에 남겨진 아이들이 화재로 참변을 입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저소득층 아이들이나 부모 없이 홀로 집에 있는 어린 아이들도 어쩌면 이런 위험에 놓여있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 못했을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늘 돌봄의 사각지대는 존재해왔습니다.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고, 여기에 더불어 저희 또한 저희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면 그 공백이 조금은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는 불안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든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그림책과 놀잇감이 담긴 행복꾸러미는 돌봄 사각지대에서 하루종일 TV를 보거나 휴대폰을 하며 유해 미디어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마스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 엄마마중 中 (이태준)

행복꾸러미 선물을 준비합니다.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에서는 행복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장기간 관찰하고 연구해왔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행복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고,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유사시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회복탄력성을 연구했던 김주환교수는 극심한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속에서도 누군가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있다면 그러한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는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지역의 소외된 아이들을 선정하고, 아이들에게 그림책과 놀잇감, 진정성이 담긴 희망놀이편지(놀이방법)가 포함된 행복꾸러미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안전망이 되어줄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