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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첫 자립을 지원해주세요!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목표 금액6,000,000원 목표
모금함 상태모금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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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프로젝트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은 가난하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격리당한 채, 시설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탈시설-자립생활을 지원합니다. '탈시설은 권리'임을 밝히며, 모든 가난하고 힘없는 계층의 분리정책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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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2020. 12. 14
이사하기 좋은 계절

빨갛고 노랗게 낙엽이 지는 가을, 지원주택으로의 이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삿짐은 간단했지만, 이사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이삿짐을 실을 차량과 장애 당사자가 이동할 차량이 필요했고, 도착 시간을 맞추는 것도, 집이 이삿짐으로 붐빌 동안 식사를 하기 위해 동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야 했지요. 엘리베이터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어요! 지역사회의 삶에 첫발을 내디딘 당사자들, 그들을 1:1로 지원할 활동 지원사, 각종 서비스를 연계할 코디네이터, 그리고 이사를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이었지요.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활기 넘치는 날이었어요. 새로운 시작의 설렘, 오랜만에 마주 보고 하는 이야기, 새로 마련한 물건들 자랑하기, 주민센터 업무시간이 끝나기 전에 얼른 전입신고 하러 가기!

이사한 지원주택의 부엌

이사한 지원주택의 부엌

코로나는 시설거주장애인의 일상도 멈췄습니다.

이사하는 날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모두가 그랬듯 들쑥날쑥한 코로나 확산 곡선에 따라 자립을 준비하는 당사자들의 날들도 철렁거렸습니다. 계획을 준비하고, 취소하고, 다시 꿈꿨다가 무산되는 반복 속에 지치는 날들이었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지역사회에서 먼저 자립 생활을 하는 선배 집도 가보고, 날마다 쇼핑몰과 마트를 돌아다니며 집에 둘 물건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이사할 집주변을 탐색했을 것입니다. 같은 시기에 자립을 준비 중인 동료들과도 함께 만나 고민을 나누고 의지를 다지며 시끌벅적한 일상을 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상이 멈췄습니다. 특히 감염병에 취약한 집단생활의 구조에서 장애인 거주 시설은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도, 사람을 초대할 수도 없었습니다.

어느 하나 쉬운게 없었지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활동 지원 서비스 신청을 하고 나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대면으로 서비스 종합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로 이마저도 중단으로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진단을 위한 병원 검사는 예약도 어려웠고 이동도 전쟁 같아 날마다 고비였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지원주택 선정 소식을 확인하고, 난생처음으로 ‘내 집’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납부하는 과정은 참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비록 큰돈이 드는 TV, 세탁기, 냉장고부터 작게는 수저 한 벌까지 모두 장만해야 하는 부담은 크지만, 처음부터 모든 걸 갖추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연대단체에서 미리 준비해준 이사축하현수막

연대단체에서 미리 준비해준 이사축하현수막

저마다 다른 선택

언택트 시대, 나갈 수 없고 만날 수 없으니 방법을 고안해야 했습니다. 한 쇼핑몰에 공통의 아이디를 개설해서 개인별로 장바구니에 담는 것! 택배와 배달의 시대. 주소지가 같을지라도 ‘받는 이’의 이름은 다르게 입력하기로 했습니다. 의류/잡화, 주방용품, 가전, 문구, 생활용품 등이 화려하게 전시된 쇼핑몰을 보며, A 씨는 큰맘 먹고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을 장만했고, B 씨는 종일 휠체어를 이용하는 몸을 위해 좋은 매트 딱 하나를 주문했고, C 씨는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취향껏 사기는 어려웠던 양말, 잠옷, 머리끈, 수건 등 소소한 물품을 꾹꾹 눌러 담았고, D 씨는 방-거실-화장실이 훤히 그려지도록 생활 물품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책장을 보라고 했던가요? 저마다 다른 쇼핑리스트도 그 사람을 표현하는 일부였습니다. 누군가는 이 물품을 자립하기 전에 받아 이삿짐으로 꽁꽁 싸두기도 했고, 누군가는 자신이 자립할 집으로 미리 배송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장보기 전 물품체크리스트 예시

장보기 전 물품체크리스트 예시

이제 시작

우리는 모두 한동안 헤맬 것입니다. 서로가 지역사회와 시설로 분리된 채 살아온 10년, 20년의 공백을 한순간에 채울 수 없겠지요. 코로나 이후 급변한 비대면/온라인 중심의 사회시스템에 대한 적응속도가 모두 다르듯 말이에요. 중증중복발달장애인의 탈시설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 시작에 함께한 후원자분들, 그리고 카카오같이가치는 소중한 동료입니다. 수십 년의 간극을 메우는 데에는 사회 모두의 성찰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통합이 한쪽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듯 말이에요.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변화의 걸음은 더 많은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에요. 그 한 걸음 한걸음에 앞으로도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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