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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시작한 공부 날 새는 줄 모른다

저는 우리 나이로 예순다섯 된 차귀숙입니다. 저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공부를 조금 늦게 시작했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는 날이 새는 줄도 모를 만큼 재미있었고 곡간에 곡식이 쌓이듯 하루가 다르게 머리에, 마음에 쌓여가는 지식이 너무나 뿌듯하고 든든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환갑을 맞이하던 해에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같은 해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도 합격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무렵, 제 목표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이었지만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대학합격’! 저의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저는 굳은 각오와 함께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바로 다음 해에 ‘대학합격’이라는 제 생애 가장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동시에 이 감사한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나누며 갚아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나누는 삶을 살아간다면 감사해야 하는 마음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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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멘토로 시작한 사회복지사의 꿈

예순둘 되던 해에 건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저는 자원봉사활동과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나누기 위함이었지요. 제가 선택한 자원봉사활동은 장애학우들의 학습 멘토였습니다. 학습 멘토는 검정고시 학원 다닐 때부터 해오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검정고시 학원에는 나이 어린 친구들도 많았지만 저보다 위 연배의 만학도도 많았습니다. 그분들은 심신이 노화되는 시기로 접어든 분들이다 보니, 학원 진도나 학습량을 따라가기 힘거워하셨습니다. 저는 늦깎이 학생 동료로서 함께 완주하고 싶은 마음에 그분들의 학습 멘토를 자청했습니다. 그날그날 학습 진도에 맞춘 학습 요점 정리며 문제풀이 노트를 따로 만들어 만학도들과 나누었습니다. 함께 노력한 결과, 저를 포함한 우리반 만학도 열네 명은 같은 해에 전원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이 경험을 살려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 전공이 사회복지학인 만큼 이 공부를 끝까지 마친 졸업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인권문제와 복지 실천을 위한 사회복지사들이 배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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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제한 없는 세 가지 삶 : '사랑하는 삶' , '공부하는 삶' 그리고 '봉사하는 삶’

사회복지학과는 다른 과에 비해 장애인 학우들이 많은 편입니다. 인권사각지대,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입학해서라고 생각되는데요. 개인들의 삶의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이 많은 만큼 저는 이들이 좋은 사회복지사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회복지사가 되기까지 과정 자체가 녹록하지만은 않습니다. 배움의 열정이나 태도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비교할 수도 없을뿐더러, 뒤지지도 않지만 체력적인 열세로 인한 학습 시간과 학업 성취 속도의 차이로 인해 학우들은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차이일 수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이 쌓이게 되면 꽤 큰 간격으로 벌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장애학우들이 이 간격을 줄이면서 함께 하는 공부의 의미와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늘 도전하고 꿈을 꿀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저는 배운 것이 있습니다. 사랑과 공부하는 삶과 함께 나이 제한이 없는 삶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봉사하는 삶이라는 것을요.

여러분들의 공감 댓글과 아낌없는 응원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그 힘을 보태어 더욱 많은 장애학우들에게 학습 멘토 자원봉사활동을 계속해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