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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이 남긴 생태의 보고,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한국 전쟁의 휴전 협정 당시, 남한과 북한은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 북 각 2km씩, 총 4km의 폭을 비무장지역으로 정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휴전중인 65년간 인간의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었지요. 전쟁의 최전선으로 초토화되었던 이곳이 인간의 손길이 끊기자 자연생태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강은 그 어떤 방해도 없이 자유곡류하며 흘렀고 산은 자연천이하며 역동성을 더해 갔습니다. 동물들도 하나, 둘 돌아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최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일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은 101종으로 전체 멸종위기종의 약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무장지대는 한반도에서 생태적으로 가장 뛰어난 곳이 됐습니다.

그러나 사실 비무장지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한반도는 단위면적당 지뢰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그 중심지역은 비무장지대입니다.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에는 약 2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남측이 약 120만발, 북측이 70-80만발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이지 정확하게 조사된 바는 없습니다.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비무장지대 공간의 이용과 관련한 논의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가 평화와 화해의 공간, 생태적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뢰 제거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아직 대대적인 지뢰제거를 해 본 경험이 없고, DMZ의 지뢰를 제거할 때 광범위한 환경 파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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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지대 표시 ⓒ녹색연합

후방 지뢰지대 표지판을 보는 아이들 ⓒ시사인

지뢰가 제거된 지역에서 놀이를 하는 아이들 ⓒmag

지뢰제거시 DMZ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평화의 시대에 안전하게 DMZ의 자연을 만날 수 있어야합니다. 녹색연합은 안전하고 생태적인 지뢰제거를 위해 '한국형 지뢰제거 기준'을 제안합니다. UN이 마련한 국제 지뢰 활동 기준(International Mine Action Standards: IMAS)을 번역하고,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민관워크숍을 진행하겠습니다. DMZ와 맞닿아있는 파주, 연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민통선 이남과 후방 지역에 지뢰가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지뢰를 완벽히 제거한 해외 사례를 조사하여 국내 지뢰현황 및 해외 지뢰 제거 동향에 대해 알리는 보고서를 제작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지뢰 지대의 실상과 위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지뢰 제거 이후 우리에게 온전히 돌아올 ‘생태축’ 비무장지대에 대해서 상상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비무장지대 현장을 찾겠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만날 한반도를 상상해주세요. 녹색연합이 제안할 '한국형 지뢰제거 기준'이 안전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한반도를 만들 수 있도록 참여를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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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dmz ⓒ녹색연합

풀이 자라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지뢰 표시 ⓒ녹색연합

아름다운 dmz의 모습 ⓒ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