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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둘이 된 외할아버지와 우주

“밥을 먹을 때는 바르게 앉아서 먹고, 맛있는 건 없지만 골고루 먹어야 키가 크지!” 식당 일을 마치고 저녁을 준비하던 외할아버지는 오늘도 서툰 실력으로 우주(가명)를 챙깁니다. 우주의 저녁을 챙기는 분은 부모가 아닌 외할아버지입니다. 어린 시절 우주를 낳게 된 엄마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지 못한 채 친정 부모에게 맡기고 현재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2년 전까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지극 정성으로 우주를 키웠지만, 외할머니는 마음의 병을 오랫동안 앓고 있었고 갑작스럽게 우주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 우주의 유일한 가족은 외할아버지입니다. 외할아버지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너무 힘이 들어 우주 몰래 눈물도 흘리며, 가끔 해서는 안 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적장애까지 가지고 있는 우주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보지만 하루하루 힘에 부칩니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의 걱정

외할아버지는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식당에서 배달 일을 하며 우주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지만 최근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얼마 전 우주가 방과 후에 유일하게 활동하는 ‘태권도 수업’이 올해까지만 지원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태권도 지원을 받지 못하면 매월 학원비를 감당해야 하는데 외할아버지의 근심이 하루하루 커 갑니다. 얼마 전에는 주변에서 얻어다 준 옷이 너무 커서 우주가 입지 않겠다고 하며 울고 떼를 써, 가까스로 우주를 달래 학교를 보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하루하루 커가는 우주를 보며 남들처럼 옷과 운동화를 사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우주를 입히고 먹이고 가르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친구가 되어주는 반려동물, 햄스터를 돌보는 우주

우주가 외할아버지를 꼭 안아줍니다

“할아버지, 나는 엄마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할아버지 밖에 없어. 그러니까 할아버지 말 잘 들을게.” 저녁을 먹고 난 어느 날, 우주는 설거지를 하는 외할아버지의 등 뒤로 와서 외할아버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갑작스러운 외할머니의 사망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자신을 안아주는 우주가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동안 어렵다는 이유로 우주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 이야기를 못했는데 이제는 숨어 지내지 않고 용기 내서 도움도 청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주를 만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도 외할아버지를 도와 우주가 하고 싶은 것, 필요한 것을 같이 찾아봐 준다며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우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태권도이고, 태권도 실력을 외할아버지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합니다. 우주의 바람대로 태권도 실력을 꼭 외할아버지에게 보여주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여러분이 우주와 외할아버지를 응원해 주세요.

또 다른 가족인 반려견을 돌보는 외할아버지와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