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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친환경 시대를 넘어 필(必)환경 시대라는데

환경을 생각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말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일상 속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을 실천해보고자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 마트에 갈 때는 장바구니, 식당에 갈 때는 포장 없이 음식을 담아가기 위해 큰 냄비를 챙기기도 합니다. 심지어 밀폐용기 판매량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회용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회용기 이용 문화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한거죠. 기업들은 이런 시민의 움직임에 발 맞춰 통조림 햄에서 뚜껑을 빼고, 생수에서 라벨을 없애고, 과자나 라면의 플라스틱 트레이 사용을 줄이는 등 친환경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다양한 친환경 마케팅

난 일회용컵을 쓰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집에서부터 텀블러를 가져와 카페에서 주문을 하려고 키오스크 앞에 섰는데… 키오스크에서는 텀블러를 선택할 수 없던 것이었습니다! 제 앞에는 ‘매장 이용 시 다회용 컵 사용’과 ‘포장 시 일회용 컵 사용’ 두 가지 버튼만 있었습니다. 고민하다 어쩔 수 없이 포장 버튼을 누르고 잽싸게 직원분에게 가서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제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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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선택 항목이 없는 키오스크

텀블러 선택 항목이 있는 키오스크

일회용을 쓰지 않을 권리

2019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회용 컵 사용량은 자그마치 294억 개(2018년 기준)에 달합니다. 이렇게 많이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은 단일재질이 아니거나 잉크로 로고가 그려져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일회용품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회용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만이 답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녹색연합이 76개의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국 374개 매장을 직접 조사한 결과,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사용을 선택할 수 있는 곳은 단 6개의 브랜드 총 36곳으로 겨우 10%에 불과합니다. 이에 비하여 같은 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1.6%가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선택이 가능하다면 텀블러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을 만큼 일회용을 쓰지 않을 권리를 향한 시민의 요구는 높습니다.

길가에 버려진 일회용 플라스틱 컵 쓰레기

재사용 사회로 나아가기

텀블러를 챙겨오는 시민이 일회용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면 텀블러를 가지고 있는 시민조차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녹색연합이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책임 있는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녹색연합은 올해도 시민들과 함께 일회용을 쓰지 않을 권리를 지키고자 합니다. 시민조사단을 꾸려 우리 동네의 키오스크를 조사하고,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여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겠습니다. 이를 통하여 더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키오스크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그것이 바로 시민이 직접 일궈낸 재사용 사회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 시작에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