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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깜빡할 때마다 무서워, 자식에게 피해가 갈까 봐...

대구 서구 비산2,3동에 거주하는 83세 김옥남(가명) 어르신. 평생 일터에서 고생하며 자녀를 키우고, 홀로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혼자 밥먹고, 혼자 자고, 혼자 지내는 시간은 익숙합니다. 하지만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고, 약속을 잊어버릴 때는 치매가 오는 건 아닐까 걱정을 하고, 간혹 치매에 걸렸다는 지인의 소식을 들을 때면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어르신에게 치매에 걸리게 되면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본인보다 자녀의 걱정을 먼저 하십니다. “내가 모아둔 돈도 없는데 요양원에도 못 가지 싶어.”,“우리 애들한테 부담을 줄까 봐 무서워. 차라리 암이 낫지...” 어르신에게 치매는 개인의 인생이 무너지는 것보다, 가족에게 돌아가는 피해와 경제적 걱정이 앞서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 아래 사진은 실제 인동촌노인복지관 회원 어르신의 인터뷰 모습입니다.

치매를 걱정하는 어르신과 인터뷰 모습

행복했던 기억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대구 서구 비산2,3동에 거주하는 75세 남정옥(가명), 79세 이연두(가명) 어르신. 매일 아침 손을 꼭 잡고 노인복지관에 오시는 우애 좋은 친구입니다. 체조수업, 인문학수업, 가요수업, 하루도 빠짐 없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눈길이 갑니다. 어르신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하세요?" 라고 여쭤보니 '치매' 때문이라고 대답하시는 어르신. 이후 어르신의 말씀에 마음이 아파옵니다. “아들, 딸 소자, 소연 두려없다.” 어릴 적 글자를 배우지 못하여 한글을 잘 쓰시지 못하지만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두려움이 마음 한 편에 자리한 어르신... “아돌, 손자, 손년 몰라 보가바 돌려다.” 두분은 좋은 우애 만큼이나 똑같은 걱정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남정옥, 이연두 어르신이 손 꼭 잡고 언제까지나 노인복지관에 1등으로 등교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래 사진은 인동촌노인복지관 회원 어르신의 실제 인터뷰지 작성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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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무서워 하시는 어르신의 속마음

대표적 노인성질환 치매,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치매는 대뇌 신경 세포의 손상으로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본질적으로 상실되는 병으로 인지능력이 상실되어 개인과 가족까지 큰 피해를 주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65세 이상 한국 노인의 치매환자 수는 2020년 84만 명에서 2050년에는 271만명까지 증가할 예정이며, 유병률도 15.06%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치매가 무서운 또 하나의 이유는 경제적 문제입니다. 치매는 암, 뇌혈관질환 등 중증 질환보다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WHO의 GDO프로젝트에서는 지난 2019년 치매의 세계사회적 비용을 치매환자 1인 당 2만 4,000달러(3,040만원)로 추정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치매는 더욱 위험하고 무서운 질병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옥남, 남정옥, 이연두 어르신은 나와는 관계 없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우리 가족, 우리 이웃입니다. 어르신들이 걱정 없는 활짝 웃는 얼굴로 하루를 보내실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모이기를 두 손 모아 소망합니다.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