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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모르는 은희 학생에게 더 큰 용기를 주려고 모금함을 개설했어요

서른일곱 살 은희 학생은 서울의 한 대안학교에서 중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늦깍이 학생입니다. 북한의 고향인 함경북도 연사군 연사읍을 떠난 지 3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북한 학력을 중학교까지 인정받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어서 실망이 컸지만, 가장 늦은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세 살짜리 딸 나희를 키우는 “홀어머니 학생”입니다. 얼마 전에는 안과 병원에서 각막 이상으로 한 쪽 눈이 완전히 실명되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쪽 눈도 조금씩 나빠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남북하나재단에서, 그리고 대안학교를 비롯하여 주변에서 도와주어 각막이식수술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오직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와 지인들의 후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은희 학생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 와서 받은 혜택이 너무 많아 감사하고, 앞날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낙천적인 기질을 가지고 앞으로 사업가가 되겠다는 은희 학생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올해 6월 탈북민 글쓰기 강좌에서

후원금은 생활비 지원과 노트북 컴퓨터 구입에 쓰입니다

후원금이 모아지면 한 달에 40만 원씩 은희 학생의 생활비를 지원합니다. 생활비 지원금은 은희 학생이 두만강을 건널 때 처음 품었고, 그리고 현재는 경기도 광명시의 영구임대주택에서 키우고 있는 그 꿈 (Korean dream)을 성취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은희 학생은 아직 노트북 컴퓨터도 없습니다. 이제 남은 한 쪽 눈마저 시력이 약화되어 비대면 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노트북 컴퓨터는 필수적인 장비가 됩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여 노트북 컴퓨터를 장만하는 데에도 후원금이 쓰입니다. 은희 학생은 수학은 제법 하지만 영어는 아직 왕초보입니다. 일대일 영어 학습 멘토링을 잘 받기 위해서도 노트북 컴퓨터는 꼭 필요합니다.

은희 학생과 딸 나희가 한국사회에 건강하게 정착하고 통합될 겁니다

은희 학생은 주말이면 세 살짜리 딸 나희와 놀아줘야 합니다. 그래서 공부는 주중에 집중적으로 해야 합니다. 후원자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에 은희 학생이 주중에 오직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면 내년 4월 중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8월에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에도 도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최악의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은희 학생에게, 후원자 여러분의 성원은 더욱더 큰 용기를 불어넣어주게 될 것입니다. 각막이식수술로 잃었던 시력을 되찾고, 북한에서 가난 때문에 하지 못했던 공부를 뒤늦게나마 해서, 한국사회에 건강하게 정착하고 통합된다면 후배 탈북청소년들에게 롤 모델 (role model)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들을 보면 북한에 남은 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도록 절절한데 그 언니도 한국에 데려오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대전솔로몬로파크에서 판사옷을 입고 (2022.9.28)

미술 수업 중인 은희 학생

은희 학생의 세 살짜리 딸 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