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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문화로 나라를 지킨 영웅 이야기

옛날 옛적, 일제강점기 시절에 부잣집 아들이었던 전형필이 살고 있었어요. 그는 어느 날 인생을 바꾸는 말 한마디를 듣게 됩니다. “나라도 없는 주제에..”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말에 그는 굳센 다짐을 합니다. 여러 번 마음속으로 되새기면서 말이에요. “나는 우리 민족의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일생을 바칠 거야!”

당시 기와집 한 채에 천 원 하던 시절, 전형필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오래된 그림, 낡은 그릇들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비싼 값에 말이에요. 이후 전형필은 전 재산을 털어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진귀한 문화재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한글 창제의 원리가 담겨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시대 예술사의 한 획을 그은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이죠.

'훈민정음 해례본'이 없었더라면 몰랐을 한글의 창제 원리

만약 수많은 외침,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민족을 할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러한 문화재들을 잃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가치를 알지 못했다면요? 문화재를 지키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 존재조차 모른 채, 옛 선조들의 혜안을 꿰뚫어 보지도 못하고, 낡은 사료들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지도 모릅니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존된 구례 화엄사의 모습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 한국전쟁 당시 구례 화엄사를 태우라는 명령을 받은 차일혁 경무관은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천년이 넘는 세월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시민과 함께 문화유산을 지키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문화유산국민신탁'입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의 탄생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한국인의 자부심인 문화유산을 지켜내기까지 우린 수많은 고난들을 거쳐왔습니다. 지키지 못해 애통한 것들도 많지요.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문화재를 보존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은 늘 있어왔지만, 지금도 그 손길이 닿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훼손된 채 빛을 잃을지도 모르죠.

우리의 힘으로 문화재를 지킬 수 있어요

'문화유산국민신탁'은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는 일에 앞장서는 단체입니다.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활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힘으로 문화유산을 지킬 수 없었던 아픈 과거를 회상하며, 잊혀졌던 역사의 현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시민아카데미를 열고자 합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오는 7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맞이해 '시민아카데미'를 열고자 합니다. 시민아카데미는 7월~9월에 진행될 예정인데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주제로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민아카데미가 준비되면 시민 누구나 문화유산국민신탁 홈페이지 접수를 통해 무료로 참여 가능한데요,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찾고 보전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바른 역사를 아는 것입니다. 시민들을 초청해 100년 전 일어난 항일운동의 의미와 임시정부의 여정을 돌아보는 이 자리는 우리 문화유산을 기억하고 지키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카카오같이가치 모금함을 통해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마음은 오천년의 세월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