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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팀
구두를 닦는 손길에서 신바람이 묻어납니다.

“오늘은 오전에 읍사무소 직원 분들 구두 좀 닦아드리고 그랬죠.” 다시 찾은 영수 씨(가명, 남, 56세)는 여전히 구둣방에서 묵묵히 구두를 닦고 있었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컨테이너 안은 오죽 더웠을까 싶지만 영수씨는 더위도 잘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구두를 닦는 영수 씨의 손길에선 신바람마저 묻어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그런데 항상 함께 다니던 아내 정미 씨(가명, 여, 47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요. “아내요? 집에 있지요. 이제 혼자서도 집에 잘 있습니다.” 영수씨가 제법 호탕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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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가벼워 보이는 영수 씨의 손놀림 :)

한결 가벼워 보이는 영수 씨의 손놀림 :)

지난 폭염 속에서도 묵묵히 지킨 구둣방

지난 폭염 속에서도 묵묵히 지킨 구둣방

굽어 펴지지 않는 영수 씨의 두 손가락

굽어 펴지지 않는 영수 씨의 두 손가락

영수 씨 부부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지난 4월, 희망브리지는 전남 고흥에 사는 영수 씨네 가족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이야기를 조금 정리하자면, 고아로 자란 영수 씨는 25년 전 아내 정미 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답니다. 그간 영수 씨는 장애(지적장애 2급)가 있는 정미 씨와 슬하 삼남매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 왔는데 구두를 닦아 얻는 수입이란 게 너무나도 빤해서 식구들 입에 겨우 풀칠하기에도 빠듯한 형편이었죠. 하지만 그 역시 오른쪽 손과 발이 불편했고 구두를 닦는 일 외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그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더구나 혼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내를 틈틈이 돌봐야했기에 구두를 닦는 일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랬던 영수 씨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 7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주방 겸 거실이 넓고 방도 2칸이 있어 부부가 지내기엔 충분했고, 광주에 나가 사는 삼남매가 찾아오더라도 제법 넉넉할 공간이었습니다. 예전 집에서는 비바람만 불면 가슴 졸였지만, 지난 8월 태풍이 호남지역을 관통했을 때도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태풍이 지나가도 끄떡도 없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벌써 비가 새서 세숫대야 받쳐두고 한바탕 난리를 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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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안방에서 활짝 웃는 영수 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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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이사 온 영수 씨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

지난 7월 이사 온 영수 씨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

예전엔 행여 쫓겨날까봐 꾹 참고 살 수밖에 없었지요.

이전에 살던 집에서 보낸 5년의 세월은 영수 씨에게 너무나도 고된 시간이었습니다. 좁은 부지에 지어진 3층짜리 건물에 세 들어 살았는데, 비가 새고 겨울엔 난방도 되지 않는 곳이었지요. 1층은 분식집으로 쓰였는데 애초에 건물 자체가 주거용 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은 열악했습니다. 건물 구조상 물을 쓸 때마다 1층에 내려가서 계량기 밸브를 틀고 잠가야 했고, 화장실이 있는 3층은 수압이 약해 물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씻는 일조차 사치가 되어 한 번 씻을 때면 매번 1층에서 물을 길어서 써야 하는 상황이었죠. “여름엔 찬물로 씻어도 괜찮잖아요. 겨울이 제일 문제였어요. 2층에서 씻을 물을 끓여 화장실로 가지고 갔고요, 자주 얼기도 했어요. 씻을 물이며 설거지할 물이 없어서 옆집에서 받아온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저야 목욕탕에 가서 씻으면 되지만, 아내는 혼자 목욕탕에 갈 수 없으니 사실 한겨울엔 거의 못 씻다시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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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있는데다 안에서 잠글 수 없었던 예전 집

길가에 있는데다 안에서 잠글 수 없었던 예전 집

작은 창문 나 있는 곳이 물도 나오지 않던 예전 화장실

작은 창문 나 있는 곳이 물도 나오지 않던 예전 화장실

따뜻한 물에 목욕시켜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입니다.

월세조차 제대로 못 내는 형편에 행여 나가라고 할까봐, 집주인에게 제대로 수리 요청도 하지 못했던 영수 씨. 그런 그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는 꿈만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단연 화장실! 수도꼭지만 틀어도 물이 콸콸 나오고, 임대인이 새 보일러를 넣어줘 따뜻한 물도 잘 나온다고 합니다. “샤워기가 있으니까 안사람 씻겨주기에도 너무 편합니다. 집에서 따뜻한 물에 씻으니까 너무 좋아하지요. 냉장고도 남들이 쓰던 걸 얻어 쓰다 보니 고장이 잦았는데, 냉장고에 가스레인지까지 새것으로 채워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주방 시설도 영수 씨네 이사에 맞춰 새 단장을 했습니다. 냉장고와 쌀독 겸 김치냉장고, 가스레인지도 새것으로 들였는데요. 영수 씨 평생 처음 갖게 된 새 냉장고라고 합니다. 환경이 바뀌니 아내 정미 씨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예전 집에 곰팡이가 많아 천식을 얻게 되었는데, 이사 오고 2달 만에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하고요. 전과 달리 현관문이 두터운 철문에다가 잠금장치까지 설치돼 있어 정미 씨 혼자서도 안심하고 집 안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수 씨가 말합니다. “표현은 못 했지만 자신(아내)도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지금은 잘 웃고, 혼자서도 집에 잘 있고 그래요. 꿈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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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살림살이로 채워진 널찍한 주방 겸 거실

새로운 살림살이로 채워진 널찍한 주방 겸 거실

샤워기, 세면대가 있고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화장실

샤워기, 세면대가 있고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화장실

잠금장치가 잘 되어 있는 튼튼한 현관문

잠금장치가 잘 되어 있는 튼튼한 현관문

“덕분에 마음 편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모든 변화는 지난 봄 전개된 모금을 통해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4,598명의 후원자님들이 기부해 주신 2,433,300원을 포함하여 총 12,333,900원의 후원금이 마련되었습니다. 후원금 전액이 지원되어 영수 씨가 새 집 보증금도 마련하고, 주방 가전 3종도 새로 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밀려있던 월세 및 공과금도 일부 상환할 수 있었습니다. 영수 씨는 오늘도 아침 8시 30분이 되면 구둣방에 출근을 합니다. 밖에선 남의 구두를 닦고, 집에 돌아와선 아내를 먹이고 씻기며 보살피다보면 금세 하루가 간답니다. 이렇듯 평생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온 영수 씨. 세상에 혼자 남겨졌던 그에게 가족은 보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계속되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영수 씨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지금은 그냥 말도 못하게 좋습니다. 마음의 짐도 많이 덜었고, 씻는 것도 식사 준비하는 것도 다 편합니다. 이게 다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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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주보며 활짝 웃는 영수 씨와 정미 씨 부부

서로 마주보며 활짝 웃는 영수 씨와 정미 씨 부부

꼭 잡은 두 손이 무척 행복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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