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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꼭 길에서 떡볶이만 사먹어야 될까?

머리에 피가 말랐을 무렵부터 하던 생각이 있습니다. 왜 길에는 먹을 것밖에 없을지. 아니면 옷이나 화장품 가게 밖에 없는 게 참 이상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걱정거리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때가 많아 마냥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30대가 지나는 초가을, 여전히 집을 나서면 마음이 초라해집니다. 1,500원이 있으면 떡볶이를 먹을 수 있고 15,000원이 있으면 영화를 볼 수 있고 150,000원이 있으면 예쁜 옷을 살 수 있는데 그렇다고 0원밖에 없는 내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닌데, 먹지 않으면 허전하고 사지 않으면 휑해져 버리는 이 마음이 사실 날 때부터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돈이 들지 않고 그나마 가장 마음과 가까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수동타자기 글쓰기 공간 [청년허브 내] '김수동입니다'

수동타자기 글쓰기 공간 [청년허브 내] '김수동입니다'

휴대폰이 없어 떠오른 아이디어

저는 휴대폰이 없는지 오래됐습니다. 3년 쯤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불편함보다 핸드폰이 울릴 때마다 자지러지는 성격덕에 아직도 휴대폰을 개통 못 하고 있습니다. 대신 공중전화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언제 끊어질지도 알 수 없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휴대폰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물건인가에 대해 인식하게 됩니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전화기. 그 중에서도 공중전화는 도시 어디에서라도 소중한 누군가에게 전화할 수 있는 혁명적인 시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사람이 그런 공간을 손에 들고 활보합니다. 매트릭스라는 영화에서도 주인공 네오는 전화선을 타고 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고 가는데 그 공중전화를 찾기위해 네오는 똥줄이 빠지도록 뛰어다닙니다. 그만큼 전화라는 매체는 보기에 따라 굉장히 놀라운 물건입니다. 그런데 최근 시각 장애인분들을 위한 점자책을 제작하려다 보니 시각 장애인들이 점자책보다는 오디오북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글은 읽기 위해서는 점자를 배워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목소리는 한결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침 글쓰기를 통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었던 입장이라 그건 난처한 이야기였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있잖아, 공중전화! 공중전화로 네오가 여기서 거기로 가듯이, 이곳에서 전화를 걸어 그곳에 있는 누군가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면 어떨까? 모든 사람이 틈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낭독 전화박스!

누구나 낭독을 할 수 있는 '전화북스'

누구나 낭독을 할 수 있는 '전화북스'

조립하는 이동식 전화부스

반면 현재 청년허브에 설치돼있는 수동타자기 공간이 잘 활용되지 않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구나 타자기를 사용해 글을 쓰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려면 국내 어디라도 움직일 수 있는 이동 형태가 한결 친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멤버분들과 의논 끝에 이동을 하는 공중전화 박스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그러려면 공중전화 부스를 조립하고 분리하는 형태로 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동하는 조립식 전화부스 '전화북스'  조감도

이동하는 조립식 전화부스 '전화북스' 조감도

어떻게, 어떻게, 그리고 어떻게

그럼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상은 해보았지만, 딱히 뭔가를 참고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이고 작당에는 상상이 반이니, 되는 데로 상상해보면 어떨까요? 첫번째는 이동식 전화부스를 어디에 설치하나 입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인사동이나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금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신청을 받아 1: 1로 직접 찾아가는 형식도 있고, 정기적인 라이터스 페이지의 모임을 전화부스 중심에서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낭독하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입니다.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라이터스 페이지는 주기적으로 글을 올려주는 작가분들이 있어서 그 글들을 조립된 전화부스 안에서 하나하나 낭독하면 어떨까 합니다. 세 번째는 어떻게 이 낭독 파일을 시각장애인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라이터스는 낭독을 오래전부터 시도했는데, 현재 홈피가 제작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 홈피의 파일들을 다운로드가 가능한 형태로 개편해 누구나 파일을 전송받을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전화부스 내에서도 녹음한 파일을 씨디로 제작해서 들고갈수 있는 설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제든 전화부스를 찾으면 오디오북을 구입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전화북스 위에 설치할 조명등 예 'ON AIR'

전화북스 위에 설치할 조명등 예 'ON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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